오늘은 문제 행동이 심했던 치매 어르신의 사례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이번 상담은 치매 진단을 받은 80대 여성 어르신의 보호자분이 직접 내원하시며 시작되었습니다.
보호자분은 그동안 자택에서 끝까지 어르신을 모시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오셨습니다.
이웃의 컴플레인을 감수하며 방음 설비를 추가하고, 외출도 하지 못한 채 어르신 곁을 지키며 하루 대부분을 함께 보내셨습니다.
하지만 지속되는 불면과 돌발행동으로 인해 가족 모두의 체력과 마음이 한계에 다다르며,
안정적인 환경에서 전문적인 케어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입원 상담을 진행하게 되셨습니다.
보호자분은 상담 초반부터 약물에 지나치게 의존하여 어르신이 무기력해지는 상황을 가장 우려하셨습니다.
“어머니가 약에 취한 듯 멍하니 계시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는 말씀처럼,
단순히 증상 억제가 아닌 활동성과 존엄을 유지하는 돌봄을 바라는 마음이 컸습니다.
이에 병원에서는 문제행동 완화를 위해 약물 조절이 불가피한 부분은 충분히 설명드리되,
가능한 한 어르신이 스스로 움직이고 일상적인 활동을 유지할 수 있는 범위에서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가라앉히는 치료’가 아닌, ‘안정 속의 움직임’을 목표로 하는 방향에 대해
보호자분도 깊이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또한 보호자분은 낙상사고에 대한 걱정도 상당히 크셨습니다.
자택에서도 어르신의 잦은 배회와 예측하기 어려운 움직임으로 인해
넘어짐이나 부딪힘을 여러 차례 경험하셨던 만큼,
병원에서도 혹시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을까 염려하셨습니다.
이에 병원에서는 어르신의 안전 확보 방안을 구체적으로 안내드렸고,
필요 시 신체보호대의 제한적·일시적 적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충분히 설명드렸습니다.
보호자분도 과거 돌봄 경험을 통해 이러한 조치의 필요성을 잘 이해하고 계셨으며,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면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히셨습니다.
입원 후 우리 병원에서는 어르신의 상태를 관찰하며
우선적으로 약물 조절을 단계적으로 진행하였습니다.
과도한 진정 없이도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세심히 조정하였고,
낮 시간에는 보행 연습과 간단한 운동 프로그램을 통해 체력을 적절히 소모하도록 유도했습니다.
며칠이 지나면서 어르신은 밤중 배회가 줄고, 불안 증상도 점차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낮에는 간단한 걷기와 활동에 참여하며 생활 리듬이 조금씩 회복되었고,
보호자분은 “약이 잘 맞는 것 같다”며 만족감을 표현하셨습니다.
치매 어르신의 돌봄은 단순히 약물 조정이나 시설 환경만으로 해결되기 어렵습니다.
신체활동, 약물, 생활리듬을 함께 조율하는 종합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우리 병원은 앞으로도 보호자분의 부담을 덜고,
어르신이 안정된 일상을 이어가실 수 있도록 전문적인 케어를 지속해 나가겠습니다.
